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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비판 받은 靑, 법인세 논란 설욕 시간차공격 성공할까?

'실질'법인세율 꺼내들었지만 장기적으로는 혁신성장 등 '가시적 성과' 어필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12.07 12:36:05

[프라임경제] 국회 본회의에서 6일 새벽 내년 예산안과 법인세법 소득개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법인세 최고 명목세율이 기존 22%에서 25%로 3% 포인트 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의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표결 불참 상황에서 안건이 통과됐는데, 이와 관련 정국 경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잠정 합의'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측에서 '최종 합의'인 양 언론플레이하며 통과시켰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급기야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6일 회의에서 "이번에 통과된 사회주의식 예산은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기고 일자리와 경제성장에 어려운 환경을 초래할 것"이라고까지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6일 법인세 인상 논란 부분에 대한 대외 홍보에 나섰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소셜라이브를 통해 표면적 법인세율만 볼 게 아니라 '실질' 세율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 부대변인은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7.1%로 23.3%인 미국과 21.1%인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 고용 악화 등 우려에 실질세율로 '맞불' 효과는? 

법인세가 인상됐지만 증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고, 정치적으로도 '잔불 정리' 필요성을 청와대가 느낀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가 사회주의 예산 비판을 하면서 이 같은 어젠다 세팅 전쟁은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부담 추정치가 크고,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가 크다는 것. 

우선 국회예산정책처가 3월 내놓은 '2017 경제 재정수첩'을 보면, 상위 10대 기업의 2015년 기준 법인세 납부 현황을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3조2167억원, 현대자동차는 1조4024억원, 한국전력공사는 1조2259억원 등의 법인세를 냈다. 

여기에 법인세법 개정안을 단순적용하면 △삼성전자 4253억원 △현대차 1803억원 △한국전력 1565억원의 추가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비교 그래프. 갈색 막대는 주요국 실효세율(2013), 회색 막대는 명목세율(2017) 비교. ⓒ 청와대

청와대가 거론한 실질세율 부담은 이 같은 표면적 문제에 비해 실제 기업들이 느낄 부담이 작다는 돌파 전략으로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다. 실질세율 논의를 사용하더라도 증세로 부담이 기존 대비 커지는 '방향성 그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에 여파에 대한 논의 필요성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논문이 한 예다. 김 교수팀은 한국경제학회의 학술지 '경제학연구' 6월호에 법인세 인상과 거시경제 효과를 시뮬레이션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한국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법인세율 2%포인트 인상의 경우 우선 총소비와 총투자를 각각 장기에 0.2%, 3.5% 감소시킨다는 것. 또 총고용을 단기에는 일시적으로 증가(0.1%)시킨 뒤 장기에는 0.3% 감소하는 역효과를 불러온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세수 증대가 법인세 인상의 주요 정책 목표일 경우 법인세 인상 정책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거 대비 법인세율 부담 높아진 게 사실 아니냐"에 '정면 돌파' 필요 

김 교수 주장을 곱씹어볼 필요가 높다. '증세=세수 수입 증대'라는 필요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냐는 점에 청와대와 정부가 명확히 답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 대비 실질세율이 어떻든 법인세 인상이라는 방향 자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에 답하려면 '대기업 특히 수출 중심 대기업에 법인세 부담을 더 지도록 하는 문제는 사회와 경제 패러다임 변혁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자칫 홍 대표의 '사회주의 예산 비판'과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 부대변인의 라이브 내용은 돌파 시도이긴 하지만, 보수계와의 철학적 충돌 부담까지 감수하는 정면 돌파는 아니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바꿔 말하면, 청와대가 '대기업에 세금을 더 내도록 해서 다른 영역을 북돋우고 경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 경제논리상 비용 대비 효용면에서 최상의 선택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왜 사회주의라고 싸잡아 비판하느냐'는 항변은 그 다음 문제다. 

따라서 법인세 인상과 그 여파 논쟁이 본격화될 경우, 청와대의 고심 지점은 앞으로 이 부분이 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가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경제'다. 하지만 비판도 그만큼 이들 지점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 성장은 특히 그 효용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지의 길'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더욱이 가장 큰 문제는 이 이론이 시장에서의 국가의 개입 몫과 역할을 강조하는 케인지언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시장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가치 기반에서 나온 경제학이라는 오해를 불식하지 못하면, 사회주의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것.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제 구조 그리고 대기업에 정책 혜택이 집중되는 상황이 좋지 않은 쪽으로 우리 경제 상황을 이끌고 간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8월 '소득성장과 분배의 구조적 변화와 포용적 성장전략'에서 대기업에 의한 시장지배 구조가 소득분배 악화에 주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자료 장기시계열(1980∼2015년)을 이용해 소득성장과 분배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성장 초기에 불평등이 증가하다가 성장이 지속되면서 불평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가설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2015년에는 전체 소득성장률이 0.5%대로 급락하면서 중위그룹(소득 41~80%) 성장률이 0.1∼0.3%에 불과해 상위그룹뿐 아니라 하위그룹의 성장률 보다도 낮아졌다. 일명 '증산층 붕괴' 상황이다.

◆대기업의 문제 vs 대기업만 괴롭힌다는 반발, 해법은 비전?

또 1980년 0.375였던 지니계수는 이후 소득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감소해 1994년 0.277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994년부터 지니계수가 반등하면서 이후 소득불평등은 증가 추세로 방향을 전환해 2015년 0.345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이런 소득불평등을 빚은 원인이 교육수준이나 직업군, 성별 등의 차이가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확대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상대소득은 전 기간에 걸쳐 부채꼴로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고 정 교수는 짚었다. 

이어서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수직적 분업에 기초한 시장지배구조가 지속되는 한 외부시장의 환경 변화는 소득분배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또 있다. 대기업이 수익을 내도 고용 등 선순환을 우리 경제에 공급하는 데 주저한다는 점이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30대 그룹 계열사 중 11월14일까지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55개 기업의 고용 현황을 분석, 이들의 고용 규모가 지난해 말에 비해 1만4308명(1.4%) 감소한 규모라는 점을 밝혀냈다. 조선업 한파 등을 감안해도 초라한 성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기업이 반도체 등 고용 창출 효과가 작은 업종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상황은 과거와 같은 대기업 성장에 따른 수출주도 경제 성장과 낙수효과 기대의 시대가 이제 끝났다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그러므로 분배의 불평등 문제에서 대기업의 실적 호조란 경제 전체에서는 부작용만 크다는 점을 명확히 선언해도 틀리지 않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대기업의 몫을 (다소 비효율적이라 해도) 일부 덜어내 다른 영역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그치면 몰라도 대기업(및 고소득자)의 몫을 뺏는 그 자체에만 혈안이 될 수는 없다. 이런 후자의 한계에 머물게 되면 보수파로부터 소득주도 성장 등은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는 것. 

문재인 정부가 경제 선순환을 복원하겠다는 구상을 매번 나타내면서도 그 방법론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무 효과도 없이 분배 그 자체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에 맞설 방편이 마땅찮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6월29일 '새 정부 조세개혁 방향' 발표 당시에도 법인세율·경유세 인상 추진 여부 등 민감한 사안은 조세·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신중하게 논의하기로 했다. 또 소득주도 경제 진행방법에 해당하는 여러 안건을 에스컬레이드 방식으로 순차적 발표한 것이나, 이번 혁신성장 문제도 내년 1월 '대국민보고'로 공을 넘기는 방식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홍 대표의 정면 비판 제기로 이제 물러서는 데에도 한계가 된 셈이다. 결국 첫 결전의 장은 내년 1월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가시적 성과는 아니어도, 국민들에게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패러다임 재구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비전을 잘 준비하고 있다는 믿음을 얼마나 주느냐가 될 전망이다. 

이것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는다면, 내년도 예산 처리 과정에서 일자리와 복지에서 내년 144조7000억원 예산을 최종 배정받은 것이나, 혁신성장 예산이 당초 정부안보다도 3000억원 이상 증액된 것이 오히려 비판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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