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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소송…누군가의 생존투쟁, 자동차노조의 로또?

반신반의 아이템에서 2010년 대구고법 승소 이후 움직임 상승 '골드러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9.01 16:14:46

[프라임경제] 통상임금 소송이 다시금 쟁점으로 부각된 한주였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합산돼야 하느냐의 논란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의칙의 내용을 정리하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

이제 1심 판결이므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다른 통상임금 소송들을 기억하는 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그 기억의 조각조각을 합쳐볼 때, 대법원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거나 일부 대기업 노조들이 폭주하고 있다는 개운치 않은 평가에 도달하기 때문. 작은 회사 노조의 절절한 외침이 귀족 노조들이 편하게 돈을 벌 길을 열어준 정도로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아리무진 사건, 상처 뿐인 영광 과실은 강성 노조가 땄다?

2013년 연말 나온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판결이 많이 회자된다.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넣어야 하느냐를 다룬 소송인 것은 물론, 해석 '단서'에 신의칙을 언급해 관심을 끌었기 때문. 하지만 앞서 금아리무진 노조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사건이 황무지에 길을 낸 효시격이라는 점을 짚지 않으면 통상임금과 상여금 소송을 완벽히 이해하기 힘들다.

이 사건은 2012년 3월 대법원 판결(원고 청구취지를 인정하는 파기환송)이 나왔고, 이후 다시 대구고등법원 단계로 돌아가 회사와 원만히 합의,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후 상여금이 기본급에 합쳐지고 호봉이 세분화되는 등 회사 측 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최종적으로 계산해 보면 얻은 게 없다시피 한 명목상의 승리로 끝났다는 평이 나왔다.

또 금아리무진 노조에서 처음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넣어 계산해야 하느냐의 논점을 잡은 것은 아니었다. 금아리무진의 문제는 처음에는 월차휴가, 주휴수당 등을 제대로 챙겨받지 못하는 그 자체에 맞춰져 있었는데, 이 다툼의 와중에 수당 등을 '계산'하는 통상임금 기준값 및 방식이 잘못됐다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간 케이스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셈인 것.

어쨌든 전선은 확장됐고 이 사건은 2012년 대법원 승소 판결이 나오기 전에도 원고들의 손을 들어준 전향적인 1심, 그리고 항소심(대구고등법원 2010년 7월) 판결이 나오면서, 관심 대상이 됐다.

다만 산업계에는 술렁임이 시작되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이 같은 '대구발 통상임금 분란의 불씨'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대부분의 통상임금 및 상여금 관계 기사는 2013년 연말, 갑을오토텍 노조가 대법원에서 이기면서 쏟아지기 시작한다.

GM 사건, 2016년 이래 낮잠? 대법원은 어디까지나 '숙고 중'

새 전기는 갑을오토텍 노조의 소송으로 열린다. 갑을오토텍 근로자들은 2010년 7월, 2011년 6월 등에 퇴직금과 임금청구 소송 등을 연이어 낸다. 2012년 2월과 8월에 각각 1심과 항소심 판결이 엇갈려 나오는 등 복잡하게 전개되다 2013년이 끝날 시점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여기서 GM과 기아차 노조의 소송 시점을 눈여겨 볼만 하다.

GM 관련 통상임금 소송은 2011년 4월 인천지방법원에 접수되면서 긴 전쟁의 포문을 연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앞서 2010년 10월 소액사건 형식으로 먼저 제기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이번에 1심 판결이 나온 기아차 노조의 통상임금 소송은 2011년 10월에 제기된다.

선후관계를 나열, 배치해 보면 결국 언론이 관심을 갖지 않고 일반 국민들도(대다수 급여근로자임에도) 제대로 들여다 본 바 없지만 이 문제는 언젠가 터질 건, 그러나 아직 시기상조인 이슈 정도로 잠복해 있었다는 것이 딘다.

이 잠자던 시한폭탄이 피튀기는 전쟁의 신호탄이 된 것은 금아리무진 사례에 힘입은 바 크다. 2010년 이전에도 이미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어렴풋하게 인지돼 있었으나, 그런 극소수설을 투쟁 결과물로 승화시키고 또 그걸 법조계에서 인정해준 것은 2010년 대구고법의 여름 판결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GM 소송을 다루는 사법부의 태도, 이후 기아차 등 일부 대기업 노조의 소송 진행을 금아리무진 사례와  같은 치열한 전쟁과 같이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2010년 10월 소액사건으로 시작된 GM 관련 통상임금 소송은 항소심과 대법원 파기환송, 다시 서울고법에 돌아가 열린 파기환송심, 그에 뒤따른 재상고심 등 여정을 겪고 있다. 다만 그 여정은 기약을 알 수 없는 휴식 중에 있다. 재상고로 다시 사건을 맡게 된 대법원이 2016년 이후로는 관련 사건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이유로 멈춤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상여금 명칭 붙었다고 모두 똑같이 해결해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GM 회사 측이나 소송을 제기한 GM 근로자들이 당장 피마르는 상황을 겪는 것은 아니다.

▲GM 관련 재상고심 사건은 관련 사건 종합적 검토를 이유로 휴식 중이다. ⓒ 대법원

이 소송과는 별개로 매번 임단협은 진행되고, 아예 회사 측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어버리겠다고 전향적 선언을 하는 등 불확실성의 짐을 덜어버리자고 판단하기도 했다.

기아차와 기아차 근로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991년부터 올해까지 2010년과 2011년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한 강성 노조로 유명하다.

1997년 IMF 여파로 회사가 휘청이고 1998년 여름, 여론의 뭇매를 맞던 강성 노조가 결국 일부 막강한 경영 간섭 권한들을 손아귀에서 내려놓는가 싶었지만 몇해 못 가서 다시 강성 노조 기조로 돌아갔다는 평이다.

이 회사는 1998년 10월 현대차에 인수됐고, 2000년 현대기아차그룹 소속으로 재편, 함께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다시 현대차그룹으로 명칭 변경이 이뤄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아차 노조는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을 넣어달라는 주장을 펴는 게 유리함을 모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10년에도 이런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회사 측이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할 상황임도 잘 파악하고 있고 또 그것을 관철하지 못해도 이미 귀족노조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상당한 다른 반대급부도 챙겨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막강한 협상력을 갖춘 노조가 펼치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주장'은 애초 생존권 투쟁 차원에서 약소 노조,  개미 근로자들이 꺼내들었던 과거 상황에서 상당히 멀리 왔다고 요약할 수 있다.

힘과 여유를 바탕으로 노동계 현안을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예의주시하다 응용 소송에 나섰다고 비판하는 것은 다소 심한 비약이겠으나, 누군가의 생존권 외침 수단이 어느 쪽에서는 되어도 좋고 아니어도 괜찮은 일종의 로또처럼 변질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중간점검은 필요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통상임금 소송에서 애써 눈을 돌리고 있는 사법부 태도는 문제이고, 빠른 시동걸기가 요청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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