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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4대강 '주홍글씨'에 침묵한 이유는?

감사 임박에 훈장 단 사후관리·감리업체 '난처'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05.30 11:31:08

[프라임경제] 감사원이 29일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살리기 사업'(이하 4대강 사업) 감사를 위해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4대강 사업이 새 정부의 적폐청산 리스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사업에 참여했던 민간 기업들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민간인 563명 등 총 1152명에게 뿌린 4대강 관련 정부포상은 '주홍글씨' 취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고 상훈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가운데 4대강 사업으로 사실상 이권을 챙긴 기업들은 입을 다문 채 논란이 잦아들기만 바라고 있다.

◆동부건설, 4대강 '최대 수훈기업'

'4대강 인명록' 편찬위원회에 따르면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훈장 14명 포함 118건)와 함께 민간 건설사로는 동부건설과 자회사 동부엔지니어링이 총 25건(훈장 2명)의 정부포상을 휩쓸어 최고의 수훈기업으로 꼽혔다.

▲ⓒ 프라임경제

이 밖에 △삼안(18건·훈장 2명) △이산(17건·훈장 2명) △현대건설(15건·훈장 3명) △현대산업개발(14건·훈장 3명) △극동엔지니어링(13건) △GS건설(13건·훈장 3명) △평화엔지니어링(13건) △SK건설(11건·훈장 1건) △대우건설(11건·훈장 3건) △대림산업(10건·훈장1건) △건화(10건) 순으로 상훈 건수가 10건 이상을 기록했다.

훈장을 비롯한 정부서훈은 상훈법에 의거해 자국민 또는 우방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웠을 때 주어진다. 그런데 과거 포상근거를 되짚은 결과 흥미로운 대목이 포착됐다. 서훈 대상에서 시공감리와 사후환경평가 등 '공사 이후'를 책임진 업체들이 유독 약진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동부엔지니어링은 8개의 다기능 보가 구축돼 4대강 사업 중 제일 규모가 큰 낙동강 정비 사업에 모기업과 함께 참여했다. 동시에 한강을 뺀 나머지 3개 권역의 사후환경평가를 수행했다. 동부에 이어 상훈건수 2위에 오른 삼안은 영산강을 제외한 3개 권역에서 사후관리를 맡았고 3위 이산은 시공감리업체로 4대강 권역 모두에서 사후환경평가 과제를 수주했다.

또한 포상근거와 관련해 4대강 사업 홍보와 지역주민 설득 같은 우호여론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자주 언급된 점도 눈에 띈다.

일례로 영산강 6공구사업 참여업체로 한양은 '지역주민과 유대강화를 통해 사업 성공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낙동강 권역 4대 현장을 총괄한 현대산업개발, 한강 살리기 사업에 동참한 코오롱글로벌 역시 '지역주민과의 유대강화' '방문객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등이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한 배경으로 제시됐다.

◆'녹조라떼' 아우성인데…여론전에 치중?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내내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시달렸다. 이른바 '녹조라떼' 등 환경문제와 건설사 입찰담합 등 시행비리가 잇따른 탓이다.

이에 이명박 정부가 여론전 승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대규모 상훈을 기획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배제하기 어렵다. 비판여론을 잠재우는 대가로 우호적인 인사와 부처에 정부포상이 지불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녹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8월 경남 창녕군 창녕보 인근 낙동강 모습. 마치 초원으로 착각할 정도로 녹조가 심하다. ⓒ 뉴스1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하 연구원)이 2014년에 공개한 4대강 사업 사후환경영향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이를 의심할 정황이 적지 않다. 연구원에 따르면 업체들이 제출한 보고서는 형식적이고 같은 오류가 해마다 반복되는 등 구멍투성이였다.

연구원 측 설명을 빌리자면 사후관리 업체들이 작성한 보고서로는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 정도, 효과적인 성과 분석이 불가능했다. 사업 분석 자료로서 가치가 없어 논란만 가중시킨다는 혹평도 더했다.

특히 업체 소수가 물리적으로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조사용역을 도맡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초대형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에는 불과 15개사가 사후관리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책임자인 전동준 연구위원은 "소수의 업체가 동시에 많은 지역을 조사하다보니 내실있는 사후평가는 불가능했다"며 "표준화된 조사매뉴얼 없이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을 투입한 탓에 보고서의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낙동강 바닥에 쌓인 펄에서 녹조에서 생성된 간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후관리에 뚫린 구멍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책임보다 모르쇠로 버티는 모양새다.

동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도 모를뿐더러 훈장을 받은 한 명은 이미 회사를 그만뒀다"며 "회사 차원에서 따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다른 업체들도 당사자의 이직과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이유로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논란과 관련해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위 부위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전지전능한 사업으로 포장하면서 벌어진 비극"이라며 "지난 정권은 사실과 상식을 완전히 무시한 '광기의 시대'였지만 지금이라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한편 4대강 사업은 홍수조절과 물 확보를 위해 4대강 본류에서 시행된 본 사업과 섬진강 주요 지류 및 국가 하천정비를 포함한 하수처리시설 확충 등 직접연계 사업, 수변경관 인프라 활용 목적의 연계사업으로 나뉘어 시행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추산한 사업비는 본 사업비 16조9000억원을 포함해 총 22조20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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