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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중고생과 같은 어린이 극장 요금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2.01 16:11:13

[프라임경제] #. 어느 주말 초등학교 1학년·유치원생 연년생 아이들과 극장을 찾은 A씨. 간만에 극장에 온 터라 표를 사면서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요금이 평일보다 더 비싸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받아든 내역을 보니 대체 왜 어린이들까지 '청소년'으로 분류되는 걸까 싶었다. 터닝***를 보기 위해 지출한 돈은 2만6000원(성인 1명 1만원·청소년 2명 1만6000원)이었다

요새 극장 나들이를 하려 해도 오른 요금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는데요. 특히나 좋은 자리에 돈을 더 붙이거나 고객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등 '언제 이렇게 올랐나' 혼잣말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주말이나 좋은 시간대에 웃돈을 줘야 한다는 점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어린이 요금은 왜 따로 없는지 불만스럽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요.

청소년 요금 기준은 어떨까요? 롯데시네마 등에서는 만 4세 이상, 만 18세 이하를 청소년으로 봅니다. 극장마다 차등이 있을 수 있는데, 롯데시네마 강동점에서 애니메이션을 본다고(2D 기준) 가정하면 평일 성인 9000원, 청소년은 7000원이니 이제 막 유치원 다이는 아이와 보호자 간 요금 차가 거의 없는 셈입니다.

CGV 강남점에서 평일 프라임 타임에 보호자가 한 아이와 같이 애니메이션을 본다면 9000원·8000원을 각각 지출해야 합니다. 같은 CGV 극장에서 문라이트 시간대에 고등학생이 15세 관람가 영화를 7000원에 볼 수 있으니, 경우에 따라선 초등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더 비싸게 영화를 보는 거죠.
 
CGV와 롯데시네마는 청소년 요금 자체가 성인 대비 대단히 높은 비율입니다. 위의 경우를 계산해보면 77.77%, 88.88%에 육박한다는 것인데요. 과연 이렇게 비싸게 요금을 매기는 것이 청소년 문화 생활에 음으로 양으로 지장을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아이와 중고생의 요금을 같이 매기는 게 딱히 불법은 아닙니다. 아동복지법 제53은 아동전용시설의 설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제1항과 제2항에 극장 요금에 대한 궁금증에 해당되는 항목이 있죠.

①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항상 이용할 수 있는 아동전용시설을 설치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오락 시설, 교통시설, 그 밖의 서비스시설 등을 설치·운영하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아동의 이용편의를 고려한 편익설비를 갖추고 아동에 대한 입장료와 이용료 등을 감면할 수 있다.

이같이 임의 조항으로 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령 등 하위 규범을 찾아봐도 결국 권고 이상의 내용은 없습니다. 더욱이 아동복지법에서 법의 적용 기준을 만 18세까지로 해둔 만큼 하나의 단일 체계로 요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딱히 틀렸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원초적인 문제까지 있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을 달리 볼 부분에선 달리, 같은 틀에서 논의하고 보고할 때는 또 같이 다루는 제도가 없는 셈이죠.

그렇다고 CGV나 롯데시네마 같은 극장들의 정책이 합당하다고 얘기할 것은 아닌 듯합니다. 특별한 날 외식을 할 때 등을 생각해볼까요? 빕스와 애슐리는 만 6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 요금을 적용하죠.

'물론 먹는 것과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같게 볼 게 아니지 않느냐' '음식의 경우 아이가 먹으면 얼마나 먹느냐 그러므로 그렇게 한 것'이라는 식으로 반론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영역,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놀이공원을 생각해볼까요? 모두 만 3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 요금을 받고 있죠. 따라서 아이들이 어른과 동등하게 즐긴다는 측면에서 거의 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이 강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부 극장의 태도가 더 궁색한 것은 메가박스에서 어린이 요금제 도입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인데요. 2016년 6월29일, 메가박스는 신규 요금제 시행을 공지하면서 일부 요금 조정을 단행했습니다. 결국 주말 요금이 평균 1000원 올랐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요.

다만, 이색적으로 '마티네 요금제' '어린이 요금제' 등의 신규 요금 체계를 도입해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대상의 폭을 넓히기로 한 점이 당시 눈길을 끌었죠.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흔히 청소년이라고 부르는 중고생이 알아서 영화를 보러 가는 것과 달리, 보호자가 같이 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보호자로서는 재미없는 아이 수준의 영화를 내내 보고 앉아있어야 하는 곤혹에 대단히 비싼 가격을 지출하는 이중고를 겪는 거죠. 

이런 문제에 대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쪽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문의해봤습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어린이들의 경우) 부모와 같이 가기 때문에 지출이 더 크다. 그래서 중고생과 따로 요금제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업체에) 강제할 수는 없지만,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게 별도의 어린이 요금제가 도입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업계 이야기를 하나 덧붙여 보겠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어린이 기준을 적용하면서 글로벌 기준보다도 한층 더 후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세계 130개국 240여개 항공사가 가입돼 있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운임을 정한 걸 보면 어린이의 나이를 만 11세까지로 보는데요.

다만,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국내선의 경우 한국인의 정서상 초등학생까지를 어린이로 보는 걸 고려해 만 12세까지로 반영하는 배려를 해주고 있죠.

마지막으로 어린 아이들이 극장에 앉을 때 성인 기준 좌석이 불편해서 일종의 쿠션을 극장에서 빌려 앉아서 보기도 한다는 점을 따지면, 도대체 성인 대비 80% 이상의 요금을 낼 만큼 뭔가를 제대로 즐긴다고 볼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제 극장에서 어린이들은 물론 흔히 말하는 청소년을 좀 다르게 봐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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