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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146] 우산을 꿈꾸는 케이오에이, 가치를 찾다

환경·사회 생각하는 삶의 모습 제안…지속가능한 사회적 임팩트 확산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6.10.31 14:42:21

[프라임경제] 누군가의 '우산'이 되고 싶다는 말. 달달한 영화나 드라마, 발라드 등에서 주로 등장하는, 그저 손가락과 발가락이 오그라드는 말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기 남다른 의미로 누군가의 우산이 되고 싶은 로맨틱(?)한 남자가 있다. 주인공은 유동주 케이오에이(K.O.A, Knocking On A) 대표. 그는 왜 누군가의 우산이 되고 싶었던 걸까.

케이오에이를 시작하기 전 유 대표는 국제 NGO, 한국국제협력단(KOICA), 유엔(UN) 소속으로 사막화방지를 위해 △중국 △몽골 △방콕 △러시아 △태국 등 개발도상국들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길 6~7년. 어느 날 문득 그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것이 있었다. 

"사실 가치있는 자원을 소유한 개도국은 많지만 자본, 기술력 등이 부족해 1차 산업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많은 선진국의 기업들이 개도국의 자원이나 재료만 수급해 가다 보니 현지 저소득층의 역할은 자원채집 등 단순 노동이 전부였던 거죠."

▲갤러리아백화점 WEST점안에 위치한 르 캐시미어 매장 모습. = 노병우 기자

그는 좋은 재료를 갖고 있는 이들이 왜 생산과 채집에만 일생을 바쳐야 하는지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몽골사람이 운영하는 글로벌한 캐시미어 브랜드, 아프리카 사람이 운영하는 가죽 브랜드는 왜 없는지 진진하게 고민했다.

◆첫 단추 아프리카…그 곳에서 떠오른 아이디어

이런저런 생각만 하던 유 대표는 지난 2010년 국내 대기업인 현대차로 잠시 발길을 돌렸다. 현대차 기획실, 경영전략실에서 3년여간 경험을 쌓았지만 마음 한편에 개도국 비즈니스에 대한 미련이 떠나질 않았다. 그는 사표를 던졌고, 2014년 1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아프리카로 떠났다. 이것이 케이오에이의 첫걸음이다.

"공부를 조금 하고 아프리카에 갔는데 현장에서 보니 또 다르더라고요. 더 공부해보자는 생각으로 서부에서 동부까지 쭉 다니던 어느 날 굉장히 좋은 집이 있는 거예요. 알고 보니 이태리 명품 브랜드에서 은퇴한 시니어 디자이너가 공방을 만들어 아프리카 사람들과 가죽가방을 만들고 있었는데, 이 모습이 너무 신선했어요."

아프리카에서 '좋은 제품들이 이렇게도 만들어 질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유 대표는 자신 역시 개도국에 있는 좋은 재료들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된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개도국이 어딘지 떠올려 보니 제일 오래 살았던 몽골이 생각나더라고요. 당시 사막을 다니며 나무를 심다 보니 몽골에 계시는 캐시미어 생산자 분들과 네트워크도 구성돼 있고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어서 몽골 캐시미어로 시작을 하게 됐어요."

▲르 캐시미어 매장 세부 모습. = 노병우 기자

시간이 흘러 다시 방문한 몽골은 여전히 캐시미어 제품을 제조하는 외국자본의 공장·기술 이전이나 디자인 공유를 하지 않고 있었고, 현지인 역할도 단순 노동에 머물러 있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4년 10월 케이오에이의 첫 번째 결실인 '르 캐시미어(le cashmere)'가 탄생됐다. 

◆히든 챔피언 육성…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창출

케이오에이는 '르 캐시미어'를 통해 먼저 캐시미어 원사를 납품하는 현지 생산자조합을 구축하고 OEM 방식으로 생산하며,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자들에게 안정적인 공급처가 되어준다. 여기서 판매채널 구축과 디자이너 고용 등 제품 브랜딩과 마케팅은 케이오에이가 진행한다.

또 르 캐시미어는 수익 일부(20%)를 현지인 생산자들을 위한 교육에 재투자하고 있다. 몽골 로컬 매니저를 양성해 생산자조합을 관리하며, 현지 제품화를 위한 교육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오에이에서는 이를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육성으로 칭했다.

"르 캐시미어의 매출 일부만으로 교육을 하기엔 열악했어요. 그래서 유엔에서 진행하는 개도국 가치사슬 교육과 관련해 제안을 했죠.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생산자들이 간단하게 목도리 정도를 디자인하게끔 교육을 진행했어요. 손으로 그리게 하고 포토샵 같은 디지털 교육도 실시했죠. 디자이너를 고용하려면 추가비용이 들기도 하고 향후에 비즈니스를 하려면 디자인 정도는 직접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케이오에이는 생산자들이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해당 브랜드의 제품은 르 캐시미어의 서브 브랜드 '르 캐시미어 바이 블루 라벨'이라는 브랜드로 르 캐시미어와 동일한 판로를 통해 판매되도록 도와주고 있다. 

▲르 캐시미어와 에티크의 사업 구조. ⓒ 케이오에이

이 경우 서브 브랜드의 모든 매출과 회계를 별도로 구축 및 운영해 현지 생산자에게 이익이 모두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 즉, 케이오에이는 르 캐시미어라는 메인 브랜드와 서브 브랜드의 이원화 전략을 통한 포용적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목도리 같은 기본적인 제품들로 구성된 르 캐시미어 바이 블루 라벨에서 판매되는 매출 100%를 그들에게 주고 있어요. 그분들이 '내가 만들고 노력하니까 많은 돈을 버는구나'라는 식의 동기부여가 생기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들이 회계 관리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고요. 전반적인 비즈니스와 관련된 교육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요. 비즈니스를 하는 개도국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르 캐시미어가 하는 일이니까요."

이처럼 케이오에이는 현지 저소득층 생산자들이 원재료를 직접 발굴하고 운영해나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캐시미어를 생산하는 산양을 키우려면 사막화되는 문제도 있어, 현재 케이오에이는 몽골의 캐시미어 산업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을 돕는 동시에 나아가 목초지 관리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케이오에이가 꿈꾸는 것은 세상의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고 연결해 행복의 다양성을 높이는 거예요. 우리가 우산이 돼 주고 우산 안에서 다양한 지역의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들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물론, 어려운 시도이지만 개선해나가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세계 곳곳에 숨은 가치를 찾는 케이오에이

다음은 유동주 대표와의 일문일답.

▲유동주 케이오에이 대표. = 노병우 기자

▲케이오에이(K.O.A, Knocking On A)의 뜻은?

-아프리카에 갈 때 같이 사업 준비를 했던 친구랑 적어도 회사 이름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대화를 나눴어요. 그날 아침에 들었던 노래가 밥 딜런(Bob Dylan)의 'Knocking on Heavens door'였어요.

처음 A는 아프리카를 향해 문을 두드린다는 생각으로 지었죠. 근데 미국출장을 다녀오니 아메리카도 맞고, 우스갯소리로 아시아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A는 우리가 찾아야할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가치'를 의미하게 됐어요. 

▲백화점 입점 계기는?

-우리 홈페이지를 보고 백화점 MD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어요. 맨 처음 현대백화점에 팝업스토어로 입점하게 됐고, 실적이 좋다 보니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왔죠. 현재는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여러 곳에 팝업스토어로 들어가 있어요.

무엇보다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하게 된 이유는 가장 럭셔리한 곳에서 가장 커머셜한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싶었어요.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사회적인 제품이 가장 커머셜한 브랜드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구나'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네요.

▲홈페이지가 일반 브랜드처럼 잘 꾸며져 있던데?

-처음부터 홈페이지를 멋있게 잘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케이오에이 홈페이지에는 있지만 르 캐시미어 홈페이지를 보면 사회적기업 얘기가 없어요. 일반 브랜드, 소셜브랜드 구분할 게 없잖아요 사실. 저는 결국 소셜섹터에 있어도 브랜딩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소셜섹터에서의 루이비통 같은 기업이 되고 싶어요.

▲두 번째 브랜드 '에티크(ETEAQ)' 탄생 배경은?

-캐시미어는 겨울산업이라 여름에 매출이 없어요. 1년 비즈니스를 위해 고민에 빠져있던 어느 날 CNN을 보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버려진 집에 있는 나무들로 가구를 만들고 있는 네덜란드 사람이 나오더라고요. 그 사람을 만나고 싶었고, 인도네시아로 갔어요.

파트너십으로 핸드폰 액세서리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는데 고맙게도 받아주더라고요. 그게 에티크에요. 제품을 만드는 건 그대가 하고 난 글로벌 마케팅을 하겠다고 합의를 본 거죠. 

▲고유 번호가 각인된 에티크 제품. = 노병우 기자

무엇보다 에티크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에 특정 번호가 각인돼 있다는 겁니다. 제품을 구매하면 제품에 각인된 번호와 동일한 번호의 나무 한그루가 심어지는 거죠. 여기에 자체개발한 사이트에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구글어스 기반으로 나무의 실제 모습, 나무를 기르는 농부이름, 마을, 탄소저감 효과가 얼마나 일어나는지까지 알 수 있어요.

▲세 번째 브랜드 '알레아토릭(aleatorik)' 탄생 배경은? 

-우연히 종이를 세절해서 버릴 경우 종이 고유의 섬유질이 파괴돼 재생이 안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분쇄종이를 내장재로 써보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왔고,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니까 1인용 좌식 카우치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들게 됐어요.

처음에는 친환경 이슈만 생각했는데 작업을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고민하다 노숙자분들에게 가르치면 일자리창출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고용은 노숙자 관련 물류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썸띵크에이(somethink.A)'는 무엇인지?

-'A Good Life, A Good Life Store'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플랫폼인데요. 세 가지(Sustainability, Quality Matter, Good Consuming)의 기준에 맞는 좋은 브랜드를 소개시켜주고 이들과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고 있어요. 썸팅크에이 역시 케이오에이처럼 '누군가는 A를 생각한다'도 되고, 여기에 판매하는 제품들은 모두 숨은 가치들인 셈이죠.

▲최근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현대차에게 제안서를 드리긴 했지만 진행은 하지 않고 있어요. 친환경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에티크같은 제품을 선물로 드리고, 차량구매 고객의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거죠. 그럼 현대차숲이 만들어 지겠죠. 현대차숲이 조성됐을 때 자사고객들을 모시고 자신들의 나무를 보러 '에코 트립'을 하는 거죠. 이런 부분을 현대차에 제안을 했고 함께하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우리가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홈페이지도 없었어요. 매출 내는 것에만 집중했죠. 사실 모든 회사가 사회적기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의 경우 인증 사회적기업이 있는 유일한 나라인데, 그러다 보니 사회적 가치에만 비중을 두고 비즈니스적인 부분이 약한 사회적기업들이 많아요. 사회적기업도 기업이기에 수익이 있어야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잖아요. 

우리는 사회적기업보다 '임팩트 비즈니스'라는 말을 더 좋아해요. 사회에 선한 임팩트를 주는 비즈니스. 다른 분들도 '우리가 엄청 좋은 일하는 기업이에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하셨으면 좋겠어요.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뒤에 자신들의 사회적 가치를 알려도 늦지 않거든요.

▲케이오에이의 비전은?

-앞으로도 개도국의 경쟁력있는 원재료를 발굴하고 교육을 통해 리더를 양성하고, 현지인들이 만드는 브랜드들이 100개, 1000개까지 증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죠. 그리고 이런 브랜드들을 잘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고요. 향후 5년 안에 2개 정도 브랜드를 더 추가하는 것도 목표고, 케이오에이만의 공간을 갖는 것도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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